릴스를 넘기다 멈춘 순간,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
무심코 화면을 쓱쓱 넘기던 평범한 밤, 한 영상 앞에서 손가락이 멈춰 섰다. 아빠와 어린 아이가 엄마에게 보내는 영상편지. 하지만 그 편지가 닿아야 할 곳은 너무나 먼 곳이었다.
릴스 속에서 마주친 한 영상편지
요즘 인스타그램을 보면 쇼츠나 릴스를 자연스럽게 흘려보게 된다. 그날도 어김없이 의미 없이 화면을 넘기던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 한 릴스에서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멈췄다.
아빠와 어린 아이가 엄마를 향해 밝게 인사하며 영상편지를 남기고 있었다. “엄마, 보고싶어요.” 첫 느낌은 그저 따뜻한 가족 영상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영상을 끝까지 보고, 피드의 글들을 하나씩 읽어 내려가면서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알고 보니 아이의 엄마는 작년 가을, 하늘나라로 먼저 떠난 상태였다. 둘째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엄마의 상태가 급격히 위독해졌고, 안타깝게도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아버지가 남겨지게 된 것이다. 더 가슴 아픈 건, 얼마 후 둘째 아기도 엄마의 뒤를 따라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피드 한 줄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한 가정이 견뎌내고 있는 아픔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글을 읽는 내내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아이의 이름은 은찬이. 마침 내 사촌 동생과 이름이 같아 더욱 마음이 갔다. 신실한 믿음 안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던 이 가정의 사연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들을 향한 응원이 흘러나왔다. 아내에게도 이 영상을 공유해 주었는데, 아내 역시 피드의 모든 글을 하나하나 다 읽으며 함께 가슴 아파했다.
남겨진 상처와 세상의 시선
세상에는 참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울어주고 위로를 건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악하고 차가운 시선들도 존재한다. 타인의 깊은 아픔을 두고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악플을 달거나, 거짓이라 치부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 상처를 주는 이들도 있었다.
이 가정이 세상의 무분별한 억측과 상처 주는 말들 때문에 또 한 번 힘들어하고 있다는 글을 보았을 때 마음이 참 아팠다. 가뜩이나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이 거대한 산처럼 남아있을 텐데, 부디 그런 날카로운 말들로부터 마음을 지키고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에게 찾아올 소중한 생명을 기다리며
사실 나와 아내도 요즘 2세를 준비하고 있다. 생각처럼 쉽게 찾아오지 않아서 여러모로 마음을 쓰는 중이다. 그래서인지 이들 가정의 사연이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실 우리 아기 ‘샬롬이’가 건강하게 우리 가정에 와주기를,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가 늘 건강하게 서로를 지켜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기도하게 된다.
아빠와 단둘이 힘든 시기를 버텨내고 있을 은찬이가 주님의 크신 은혜 안에서 밝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나길 응원한다. 누구나 남에게 말 못 할 저마다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지만,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만큼 깊은 상처가 또 있을까.
매일 스쳐 지나가는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감사한 선물인지 다시금 깨닫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