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블로그를 만들었다.
워드프레스 블로그를 처음 개설하고 운영해 온 지도 햇수로 따지면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동안은 그저 되는 대로, 손길 닿는 대로 대충 운영하는 식이었다. 레이아웃이 마음에 안 들어도 ‘원래 이런가 보다’ 하며 넘어가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내 블로그 운영 방식에 커다란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다. 바로 제미나이(Gemini)와 같은 인공지능(AI)의 등장이다. AI의 출현 덕분에 어렵게만 느껴졌던 홈페이지 제작과 커스텀 장벽이 상상 이상으로 낮아졌다.
나만의 아지트를 조금씩 빚어 나가는 정갈한 개인 작업 공간
코딩을 몰라도, AI라는 든든한 페이스메이커 덕분에
학창 시절이나 취미로 HTML과 CSS 지식을 아주 조금은 끄적여봤기에, 제미나이에게 어떤 방향으로 질문을 던져야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을지 대략적인 감은 잡고 있었다. 하지만 웹페이지를 똑똑하게 제어해 주는 자바스크립트(JavaScript)는 그야말로 일자무식, 전혀 다룰 줄 모르는 백지 상태였다.
그럼에도 내가 막히는 부분이나 구현하고 싶은 기능을 투박하게 물어볼 때마다, 제미나이는 친절하고 정확하게 코드를 짚어주며 알려주었다. 가끔 내 의도를 정확히 알아듣지 못해 코드를 몇 번이고 엎고 다시 질문하기를 반복하는 고단한 여정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내가 꿈꾸던 따뜻하고 이쁜 홈페이지를 온전히 내 손으로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코딩에 대한 깊은 지식이 1도 없는 내가 이 정도 퀄리티의 홈페이지를 완성해 내다니. 문득 기술과 세상이 참 경이롭게 발전했음을 피부로 체감한다.”
시놀로지 나스(Synology NAS)로 구축한 비용 ‘0원’의 아지트
아직 손대고 싶은 곳도 많고 공부해야 할 부족한 부분도 수두룩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깊은 자부심이 자리 잡고 있다. 대기업 유료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오롯이 나만의 개인 호스팅 서버에서 돈 한 푼 안 들이고 블로그를 굴리고 있다는 사실 덕분이다.
거실 한편에서 묵묵히 데이터를 뿜어내는 나만의 작은 클라우드
비결은 바로 거실 한편에서 묵묵히 돌아가고 있는 내 개인 서버, 시놀로지 나스 DS220+ (기본 2GB RAM에 4GB를 수동으로 추가하여 총 6GB 환경) 덕분이다. 유료 서버 대여비가 일절 들지 않으니 고정 비용이 전혀 없다. 매년 가비아(Gabia)에서 갱신하는 도메인 비용 연 24,000원 정도가 지출의 전부다. 한 달에 단돈 2,000원으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공간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나스에 장착된 저장 장치가 일반 HDD이다 보니 가끔 첫 페이지 로딩이나 접속이 무겁고 느려질 때가 종종 있다. 속도를 최적화하고 더 빠르게 만드는 법은 아직 내 공부가 짧아 채워 나가야 할 숙제 중 하나다. 하지만 아직 방문자 수가 그리 많지 않은 소소한 단계이기에, 현재의 아담한 속도와 환경만으로도 크게 만족하며 글을 쓰고 있다.
미래의 행복한 고민과 지금의 소소한 평화
훗날 블로그가 무럭무럭 자라서 방문자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아진다면(내 작지만 간절한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그때는 본격적으로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웹호스팅 전문 업체로 완전히 마이그레이션을 해야 할지, 아니면 더 상위 스펙을 가진 고성능 나스로 기변을 해야 할지 말이다.
내 개인적인 사심으로는 성능 빵빵한 상급 나스로 멋지게 기변해 나만의 서버 아지트를 더 단단히 꾸미고 싶다. 하지만 장비 업그레이드라는 게 늘 그렇듯 적지 않은 총알이 들기에, 최종 관문인 ‘마눌님’의 결재와 허락이 무조건 떨어져야만 한다.
하지만 뭐 어떤가, 당장 머리 싸매고 고민할 일은 아니다. 지금 스펙으로도 나 혼자 속닥하게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소중한 생각들을 활자로 꾹꾹 눌러 담아 운영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으니까. 조금 느리면 느린 대로, 소박하면 소박한 대로 내가 직접 설계하고 가꿔가는 이 공간이 마냥 기특하고 소중할 뿐이다.